명리학의 삼재와 무속의 삼재,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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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의 삼재와 무속의 삼재,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삼재(三災)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올해부터 삼재가 들었다.”
“나는 올해 날삼재다.”
“삼재인데 사업을 시작해도 괜찮을까?”
“삼재풀이는 꼭 해야 하는가?”

점사를 보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런데 삼재를 이야기하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사주명리를 공부하는 사람과 무속 현장에 있는 사람이 삼재를 설명하는 방법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삼재를 운의 흐름으로 설명하고, 어떤 사람은 액운을 경계해야 하는 시기로 본다. 또 삼재라고 해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돈을 벌고 승진하거나 사업이 크게 풀리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삼재를 무조건 두려운 것으로 이야기하기보다, 문헌과 민속자료에 남아 있는 삼재의 모습부터 살펴보고 명리에서 삼재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30여 년 무속 현장에서 삼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왔는지를 함께 기록해 보려고 한다.

삼재란 무엇인가

삼재는 글자 그대로 세 가지 재앙을 뜻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삼재를 삼재액(三災厄), 삼재운(三災運)이라고도 하며, 사람에게 닥치는 세 가지 재해를 뜻하는 민간용어로 설명한다.

전통적으로는 도병재(刀兵災)·질역재(疾疫災)·기근재(飢饉災)를 말하기도 하고, 수재(水災)·화재(火災)·풍재(風災)를 삼재로 설명하기도 한다.

도병재는 칼과 병장기로 인한 재앙, 질역재는 질병과 전염병으로 인한 재앙, 기근재는 먹을 것이 부족해지는 재앙을 뜻한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옛 표현을 그대로 현대인의 생활에 대입하기보다 사고, 질병, 손재, 재물의 어려움 등 여러 형태의 액을 삼재와 연결하여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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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재는 태어난 해의 십이지, 즉 띠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신자진(申子辰), 원숭이띠·쥐띠·용띠는 인묘진(寅卯辰)년에 삼재가 든다.

해묘미(亥卯未), 돼지띠·토끼띠·양띠는 사오미(巳午未)년에 삼재가 든다.

인오술(寅午戌), 호랑이띠·말띠·개띠는 신유술(申酉戌)년에 삼재가 든다.

사유축(巳酉丑), 뱀띠·닭띠·소띠는 해자축(亥子丑)년에 삼재가 든다.

이렇게 삼재는 한 번 들어오면 3년 동안 이어진다.

첫해를 들삼재, 둘째 해를 누울삼재 또는 눌삼재, 마지막 해를 날삼재라고 한다.

여기서 흔히 “삼재가 9년마다 들어온다”고 표현하는 이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삼재가 3년 지속된 뒤 다음 삼재가 시작될 때까지 9년의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전체 띠의 순환으로 보면 12년 주기 속에 3년의 삼재 기간이 놓이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쉽다.

들삼재가 가장 나쁜가, 날삼재가 가장 나쁜가

이 문제부터 이미 전승의 차이가 나타난다.

일부 전승에서는 삼재가 처음 들어오는 들삼재를 가장 강하게 보고, 누울삼재와 날삼재로 갈수록 약해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도 들삼재를 가장 불길하게 보고 그다음 누울삼재, 날삼재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민속자료를 더 살펴보면 반대되는 인식도 확인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자료에는 들삼재에서 누울삼재, 날삼재로 갈수록 고난이 가중된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만 보아도 삼재를 전국 어디에서나 똑같은 방식으로 해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무속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역과 법맥, 누구에게 배웠는가에 따라 삼재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풀이 방법이 다를 수 있다.

삼재와 삼합은 어떤 관계인가

여기서 명리학 이야기가 나온다.

삼재의 띠를 묶는 기준을 보면 신자진·해묘미·인오술·사유축이라는 삼합(三合)의 조합이 나타난다.

삼합은 십이지의 세 지지가 모여 하나의 오행적 운동을 이루는 관계를 말한다.

신자진(申子辰)은 수국(水局), 해묘미(亥卯未)는 목국(木局), 인오술(寅午戌)은 화국(火局), 사유축(巳酉丑)은 금국(金局)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

간혹 신자진은 물의 기운인데 인묘진 삼재를 만나면 강한 불 때문에 물이 말라버려 삼재가 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인묘진 자체를 화의 기운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국을 이루는 삼합은 인오술이다.

따라서 삼재를 단순히 “한 오행이 반대 오행을 만나 죽어가는 3년”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삼재의 띠 배열에 삼합의 구조가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삼재의 모든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삼재가 곧 사주 전체의 흉운은 아니다

여기에서 명리적 판단과 띠로 계산하는 삼재 사이의 중요한 차이가 생긴다.

사주팔자는 태어난 해의 띠 하나만 가지고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지 않는다.

년주·월주·일주·시주를 함께 보고 사주의 음양오행과 여러 관계를 살피며, 대운과 세운이 원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판단한다.

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재는 기본적으로 태어난 해의 지지, 즉 띠를 중심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 수십만 명이 모두 같은 삼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의 사주팔자 전체가 같을 수는 없다.

살아가는 환경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며 대운과 세운의 작용도 다르다.

그러므로 삼재에 들어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3년 전체가 나쁘다고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복삼재란 무엇인가

삼재 기간인데 오히려 사업이 잘되거나 돈을 벌고 승진하거나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를 흔히 복삼재(福三災)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여기에서도 구분할 것이 있다.

복삼재라는 말을 현대 사주·운세 분야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이를 고전 명리학에서 체계적으로 확립된 하나의 독립 이론이라고 곧바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명리의 관점에서 설명한다면 오히려 간단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띠를 기준으로는 삼재에 해당하더라도 그 사람의 사주 전체에 들어오는 대운과 세운이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 시기에 들어오는 오행이 그 사람의 사주에 필요한 기운일 수도 있다.

재물과 관계된 기운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직장·직위·명예 등과 관계된 운이 유리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

결국 “삼재인데 왜 잘되지?”가 반드시 모순은 아니다.

삼재라는 한 가지 조건과 한 사람의 사주 전체에서 나타나는 길흉은 같은 차원의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속에서는 삼재를 어떻게 보는가

무속에서는 삼재를 단순한 띠 계산으로 끝내지 않고 액과 연결하여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삼재가 든 사람에게 사고, 질병, 손재 등 좋지 않은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삼재막이를 하는 풍속은 실제 민속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옛사람들이 삼재를 막는 방법도 하나뿐이 아니었다.

세 마리의 매를 그려 문 위에 붙이거나, 머리가 셋인 매를 붉게 그려 붙이는 방법이 있었다. 삼재 든 사람의 옷과 관련된 물건을 태우기도 했고, 음식을 차려 빌거나 삼재부적을 받아 지니기도 했다.

굿을 통해 삼재를 막는 방법 역시 전승되어 왔다.

따라서 삼재가 들었을 때 미리 액을 막으려 했던 행위는 최근에 갑자기 만들어진 풍속이 아니라 우리 민간신앙 속에 오래 존재해 온 액막이 관념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내가 현장에서 삼재를 보는 방법

여기서부터는 문헌에 기록된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신부모와 신선생에게 배우고 실제 무속 현장에서 적용해 온 방식이다.

나는 삼재라고 해서 반드시 큰 재앙이 닥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삼재인데도 하는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이 있고, 이른바 복삼재라고 할 만큼 재물이나 사업이 좋아지는 사람도 있다. 점사를 보아도 특별히 큰 액살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나는 삼재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넘기지도 않는다.

내 경우에는 삼재에 해당하면 가능하면 삼재풀이는 해두는 편을 권한다.

내가 하는 삼재풀이 자체가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한다.

내가 삼재풀이를 바라보는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당장 큰 액살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 3년 동안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사람이 모두 헤아릴 수는 없다. 큰 액이 아니라 작은 사고수나 손재 정도로 치고 지나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삼재라고 사람에게 겁을 주기보다는, 삼재라는 시기에 들어왔다면 예방하는 마음으로 가볍게라도 액막이를 해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삼재를 크게 보는 무속인의 해석도 존중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밝혀두고 싶은 것이 있다.

내가 삼재를 이런 방식으로 본다고 해서 삼재를 큰 액살로 받아들이는 다른 무속인의 판단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무속은 지역과 법맥에 따라 전승이 다르고, 신부모와 신선생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신제자는 자신이 모시는 신명님이 다르다.

어떤 제자에게는 삼재가 상당히 큰 액으로 공수가 내려올 수도 있고, 실제 점사에서도 강한 사고수나 손재, 질병 등의 액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 경우 그 제자가 모시는 신명님의 뜻과 자신이 이어받은 법맥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삼재를 풀거나 액막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삼재라고 해서 무조건 큰 액이 닥친다고 단정하지 않는 것 역시 내가 배워오고 현장에서 경험해 온 하나의 방식이다.

이러한 차이를 어느 한쪽이 맞고 다른 쪽이 틀렸다는 문제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복삼재인데 삼재풀이를 할 필요가 있을까

내 대답은 그렇다.

복삼재라고 하더라도 나는 삼재풀이를 해두는 편을 권한다.

여기에는 모순이 없다.

좋은 운이 들어온다는 것과 작은 액을 미리 막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업운과 재물운이 좋아 큰돈을 벌었다고 해서 그해에 작은 사고 하나도 생길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승진했다고 해서 건강이나 가족 문제까지 모두 좋다는 보장도 없다.

사람의 한 해에는 재물·직장·건강·가족·사고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움직인다.

따라서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받고, 혹시 모를 액은 작은 것으로 지나가기를 바라며 미리 풀어두자는 것이 내가 삼재풀이를 권하는 이유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삼재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고 반드시 큰돈을 들여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몰아가는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삼재풀이는 “당신에게 큰일이 생길 것이니 이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포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혹시 들어올 수 있는 액이 있다면 크게 번지지 않고 작게 지나가기를 바라는 예방적인 액막이에 가깝다.

명리와 무속의 삼재는 서로 충돌하는가

나는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리에서는 한 사람의 사주 전체와 운의 흐름을 살펴 삼재 기간에도 좋은 운이 들어올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무속에서는 삼재라는 전통적인 재액의 시기를 경계하면서 실제 점사를 통해 그 사람에게 어떤 액이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액막이를 할 수 있다.

두 가지 관점은 서로 다른 질문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 이 사람에게 어떤 운이 들어오는가?”

그리고

“그 운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액을 조심해야 하는가?”

이 두 질문은 반드시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

삼재인데 대운과 세운이 좋아 사업이 잘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작은 사고수나 손재는 조심할 수 있다.

반대로 삼재가 아닌 사람에게도 사주와 운의 흐름에 따라 어려운 시기가 찾아올 수 있으며, 무속의 점사에서 별도의 액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사람의 운명을 띠 하나만으로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삼재를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도, 가볍게 넘길 필요도 없다

삼재를 이야기할 때 두 극단을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삼재에 들었으니 3년 동안 반드시 큰 재앙이 닥친다고 겁부터 먹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삼재는 아무 의미도 없는 미신이라며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민간의 재액 관념과 액막이 풍속을 모두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삼재가 들면 매 그림을 붙이고, 부적을 지니고, 빌고, 여러 방법으로 액을 막으려 했다.

그 안에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하려는 마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혹시 닥칠지 모르는 좋지 않은 일을 미리 경계하고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내가 현장에서 삼재풀이를 권하는 이유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삼재라고 무조건 겁낼 필요는 없다.

복삼재라면 좋은 운을 받아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점사에서 큰 액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삼재라는 시기에 들어왔다면 돌다리도 한번 두들겨 보고 건너듯, 큰 부담 없이 액막이를 해두고 생활에서는 사고와 건강, 재물 문제를 조금 더 살피는 것.

그것이 내가 오랫동안 무속 현장에서 삼재를 대하며 지켜온 방식이다.

천신장군암 무속자료실

우리 무속은 오랜 세월 지역과 법맥에 따라 서로 다른 용어와 의식, 비방과 행위로 전해져 왔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과거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던 무속용어나 의식이 다른 지역에서도 함께 사용되는 등 여러 전승이 공존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또한 무속은 문헌으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라 신부모와 신선생을 통해 구전과 실제 행위로 이어져 왔기에, 누구에게 어떻게 배웠는가에 따라서도 용어의 뜻과 의식의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신제자가 행하는 비방과 의식은 자신이 모시는 신명님과 법맥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 지역이나 한 사람의 방식만을 무속 전체의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틀림이라기보다 각 지역의 전승과 법맥, 그리고 제자마다 지닌 무속의 특징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천신장군암 무속자료실은 이러한 차이를 존중합니다. 문헌과 민속자료에 기록된 내용, 지역별 전승, 신부모·신선생을 통해 이어진 가르침, 실제 무속 현장의 경험을 가능한 한 구분하여 기록하고 서로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이곳의 글은 하나의 정답을 정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서로 다르게 전해져 온 우리 무속을 함께 살펴보고 기록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글쓴이 계룡산 벼락신장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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